중앙대 흑석 캠퍼스 내 202관과 203관 사이에 위치한 긴 계단. 법학관 쪽으로 올라가는 이 긴 계단을 힘겹게 어느 정도 올라가다 보면 왼편에 작은 입구가 보인다.  

등나무 쉼터 입구

이곳으로 들어가 보면 나무 계단을 따라 내려갈 수 있는 작은 등나무 쉼터를 발견할 수 있다. 한여름에도 선선하고 아늑한 이 소규모의 야외 쉼터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안정을 주고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을 기회를 제공한다.  

등나무 쉼터 안

그러나 재학생 A군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얼마 전 이곳에서 너무나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개천절이었던 지난 10월 3일, 오후 5시경에 그와 그의 다른 학교 친구인 B군은 이 등나무 쉼터를 찾았다.

혼자 기타를 연습하던 A군은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기 위해 평소 기타 실력이 있는 친구 B군을 불렀고, 둘은 기타 연습에 열중했다.

그리고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 A군은 갑자기 뒤에서 돌멩이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A군은 당시 상황에 대해 “돌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아와서 벽에 부딪힐 때 상당히 큰 소리를 냈다.” 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옆에 혼자 앉아 있었던 A양도 당시에 크게 다칠 뻔 했다고 한다. 그녀는 갑작스레 일어난 상황에 당황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관계자는 당시의 상황의 분석하며 “누군가가 단순히 장난으로 돌을 던졌는데, 주위가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고 인적이 드믄 한적한 곳이라 발각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듯하다.”고 밝혔고,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입을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불만과 분노로 가득 찬 나머지 우발적으로 저지른 행동으로 추측된다.” 고 대답했다.

B군은 현재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요즘 안 그래도 여러 가지 외부의 소음으로 인해 불평들이 많은 가운데 내가 너무 시끄럽게 했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할수록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불쾌하다.” 고 대답했다.

그리고 덧붙여 A군은 “202관은 전산정보관이라 사람이 있었을 리 없고 203관 문과대에서 날아온 것 같은데 공휴일 오후에 그 한적한 장소에서 통기타 잠시 친 게 돌 맞아 머리를 다쳐야 할 만큼 잘못한건가요? 타 학교 친구가 너희 학교 왜 이러냐며 얘기한 소리에 더 마음이 불편해지네요.” 라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203관 문과대 방향

이 사건이 처음으로 알려진 중앙대 학생 커뮤니티에서는 사건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niceball’이란 아이디의 한 유저는 ‘누군지 몰라도 하루 빨리 사건의 범인이 밝혀져 경각심을 고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고, ‘CAU_KWON’씨는 ‘캠퍼스 내에서도 한가롭게 취미를 즐기지 못하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글을 올렸다.

이 외에도 사건의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댓글과 함께 범행을 규탄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현재 학교 당국이 사건의 정황을 분석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쉼터의 출입은 여전히 허가되어 있는 상태이다.

조은빈 기자 aimez1@hotmail.com